💬 내용 요약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대규모 추가 감산을 결정하자 미국이 3일(현지시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를 비판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감산 결정 때 "근시안적"이라면서 OPEC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를 고강도로 규탄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80년 전략 파트너'로 칭하는 등 대응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밝혔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외교 관계 재검토 방침도 통상적인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이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과 맞물려 미국의 대(對)사우디 정책 변화가 주목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OPEC 플러스의 감산 결정과 관련, "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감산이 바람직하다(advisable)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이것을 (그동안)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 해와 비교할 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국제 유가는 지난 한달 간 배럴당 80달러 정도였는데 작년 같은 시기에는 배럴당 110~120달러에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럴(생산량)이 아니라 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그동안 했던 것처럼 미국 소비자들을 위해 유가를 낮추고 석유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는 것에 우리는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에너지 시장이 경제 성장을 지원하고 미국 소비자들의 물가를 낮추도록 하기 위해 생산자 및 소비자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OPEC 플러스의 이번 결정이 미국이 전략비축유를 보충하려는 것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왜 이런 결정이 내려졌는지 추측을 할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감산 결정을 사전에 통보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는 미리 통지(heads up)를 받았다"고 답했다.

앞서 OPEC 플러스는 전날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추가 감산을 자발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는 내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50만 배럴씩 줄일 예정이다. OPEC 플러스가 지난해 10월 하루 20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한 데 이어 추가로 대규모 감산 방침을 밝히면서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감산 결정에 대해서는 "근시안적 결정",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왕따' 공약을 뒤집고 지난해 7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전격 방문,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로 지목됐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주먹 인사'까지 했는데도 사우디아라비아가 당시 사실상 뒤통수를 치자 발끈한 것이다. 여기에는 OPEC 플러스 감산 결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사실상 도왔다는 판단도 반영돼 있었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백악관의 이번 반응은 이전에 비해서 대응 수위가 상당히 낮은 것이다. 이와 관련, 커비 조정관은 브리핑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80년간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전략적인 파트너"라면서 "우리나 사우디아라비아가 서로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에 항상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략적 파트너십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함께 계속 협력해야 할 많은 일들이 있다"면서 예멘 휴전, 이스라엘 문제, 사우디아라비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의 사례를 거론했다.

 백악관은 나아가 지난해 10월 OPEC 플러스 감산 결정 때 밝혔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재검토 문제도 통상적인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재검토 문제에 대해 "외교 정책 목표와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는지 지속해 살펴보지 않는 양자 관계는 없다"면서 "우리는 전 세계에서 이런 일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생각 정리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도 아래 OPEC+ 가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추가 원유 감산을 추가 발표하였습니다. OPEC+의 경우 원유 가격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결정이었지만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미국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원유 판매 수익을 제한하기 위해 제안한 지속적인 미국의 증산 요구에도 이를 거절하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오히려 감산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4월 5일 기준 유가는 85달러까지 치솟으며 인플레이션 상승의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유가는 100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예측들이 쏟아지며 유가 상승과 원유 관련 생산 제품의 가격 상승이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또한 아래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국제유가와 국내 물가는 0.5 이상의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국내물가의 상승에도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 국내 경제 상황에도 관련 대응이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작년 10월 경에도 OPEC+ 의 약 200만 배럴 감산이 있었습니다. 그 때에는 미국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강력히 비판하였지만 이번 감산 결정에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비판 뿐이었습니다. 그만큼 미국의 영향력이 작아졌다는 것인데요. 이번 감산은 OPEC 의 원유 가격 하락 방지를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사우디가 이번 감산을 주도한 만큼 정치적인 목적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이유로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가 멀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간의 관계가 안좋아진 상황에 대해서 크게 몇가지의 원인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셰일 오일과 관련된 사건입니다. 사우디는 미국의 감산 및 증산 요구에 응해주며 유가를 조절해왔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셰일 혁명으로 인해 석유 수입국에서 석유 수출국으로 탈바꿈하면서 석유가격이 30달러까지 떨어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타격을 입게 된 사우디는 미국에게 석유 생산량을 감산해달라고 부탁했지만 미국은 자유 경제 체제이기 때문에 개별 기업의 생산량을 조절할 수 없다며 이를 거절하였고 이에 대한 영향으로 사우디는 타격을 입게 된 것입니다.

 두번째는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설정해 오며 인권에 반한 행동인 카슈끄지 피살사건에서 빈살만 왕세자를 배후로 지목하고 왕세자를 국제사회에서 왕따시키겠다고 이야기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또한 사우디는 예맨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경우가 많아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방어 체계를 갖춰왔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사우디에게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혀 사우디의 안보에 위협받는 일이 생기며 미국과의 사이가 안좋아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사건들에 의한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를 정리해 보자면, 사우디는 미국에게 안보를 맡기고 미국의 석유 저장고 역할을 수행하며 달러 패권을 유지시켜주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 때 사우디의 안보를 위협하는 이란의 경제 제제를 풀어주려 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종파인 시리아 시아파 사람들을 버리고 철군을 계획하였고,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 안보의 핵심인 패트리어트 미사일 판매 중지를 선언하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사이가 멀어져가는 사이 중국의 주도 아래 사우디와 이란의 수장이 단교 7년만에 베이징에서 만나 회담을 진행하며 두 국가 사이의 신뢰가 회복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과 사우디의 약 80년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국제 물가의 방향성이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경제에 대한 영향을 살펴보자면 첫번째로 유가가 1% 오를 때 국내 소비자물가도 0.1 %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국제 유가가 10% 오를 때 마다 국내총생산(GDP)은 0.2 % 포인트 줄어들며 경상수지도 20억 달러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 소비자물가가 다시 상승 전환하는 계기가 되는지 관련 사항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용어 정리  

  • OPEC  

 석유 수출국 기구로 약칭 오펙(OPEC)이라고도 한다. 석유의 가격정책 외에도 석유 이권의 국유화, 자원보호, 각종 석유사업으로의 진출, 석유시대 후의 국가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9년 기준 회원국은 아프리카의 알제리, 앙골라, 콩고, 에콰도르, 적도기니, 가봉,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리비아,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베네수엘라 총 14개국이다.

 OPEC+ 는 2010년에 설립되었으며 OPEC의 회원국에 기타 산유국이 플러스된 것입니다. 추가적으로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멕시코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년 석유 생산량에 따라 OPEC 및 OPEC+의 회원국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예시로 인도네시아의 경우 자국 석유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석유 수출국에서 수입국이 되자 OPEC 회원국 자격에서 박탈되었습니다. 

  •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

 사우디아라비아의 언론인 피살사건으로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인 빈 살만 왕세자를 비판해 온 것으로 유명했으나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체류 중 자국 총영사관에 방문한 뒤 실종되었다.

  • 시아파

  이슬람 세계에서 수니파 다음으로 큰 분파로 시아 이슬람이라고도 한다. 시아파의 대부분이 이란과 이라크에 집중 분포되어 있다.

  • 수니파

 수니파는 이슬람의 가장 큰 종파이자 정통파로서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인 수나를 따르는 사람을 의미한다. 무슬림 인구의 약 90% 이다.

 

[출처]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04118593Y

https://www.mk.co.kr/d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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